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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도, 정적 속에서도 브랜드는 존재한다.”
브랜드 메이저 전준석 연구원
2015년 05월 11일 (월) 기업앤미디어 web@biznmedia.com
브랜드메이저는 1994년 설립된 브랜드 전문 컨설팅사이다. 올레, 래미안, KTX, 싸이언, CU(씨유), 청정원 등 유수의 브랜드 개발에 이 회사의 손길이 닿았다. ‘히트상품을 만드는 브랜딩 트렌드 인 브랜딩’ 등의 마케팅 전문 서적을 발간했으며, 브랜드 전략 수립과 브랜드 네임 및 슬로건 개발, 브랜드 디자인 개발 등을 전문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브랜드메이저의 전준석 연구원으로 부터 브랜드 이야기를 들어 본다.

 

   
 

편의점에서 보는 수많은 음료수 캔 윗부분에는 모두 점자가 프린트되어 있다는 건 눈썰미 있는 사람이면 알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마시는 콜라 캔에는 점자로 뭐라고 쓰여 있을까? 정답은 그냥 “음료”다.
비락식혜도, 코카콜라도,어떤 종류의 캔 음료수에는 모두 “음료”라는 점자가 찍혀 있다. 맥주캔 에는 “맥주”라고 표시되어 있지만, 그 외 다른 무알콜 음료에는 모두 “음료”라고 표시되어 있어 어떤 종류의 음료이건 시각장애인은 구분하기 매우 어렵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나는 처음 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몇 년 전 “어둠속의 대화”라는 전시에 갔었을 때가 떠올랐다. “어둠속의 대화”는 참여자들이 거대한 암실로 들어가,시각 대신 예민해진 나머지 감각만으로 행동하고 느끼는전시 프로그램이다. 그 전시 내용 중 우리를 안내하시던분이 이런말씀을 하셨다.

“시각 장애인은 시각 대신 다른 감각이 매우 발달합니다. 장애가 없는 사람들은은 로고를 가려놓고 마시면 잘 구분하지 못하는 반면,시각장애인은 맛을 보는 것만으로 코카콜라와 펩시를 구분할 수 있어요. 다만 불편한 점은, 캔을 따서 맛을 보기 전까지는 절대 알 수 없다는 겁니다.”

이런 불편함은 장애가 없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상상하고 공감하는 것도 매우 어렵다. 굳이 비유하자면 편의점에 들어갔는데 모든 캔이 똑같이 생겨 캔을 따서 마시기 전까지는 주스 인지 커피 인지 레드불인지 알 수 없는 상황 정도가 아닐까?

   
 

장애인을 위한 공공 서비스는 장애인의 가장 기초적인 불편을 해소하는 부분부터 적용된다. 이동권 보장을 위해 대중교통에 점자를 삽입하고, 정부 웹사이트에서 청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그 예다.

‘원하는 곳에 갈수 있는 권리’, ‘행정서비스를 정확히 설명 받을 권리’처럼,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서비스는 매우 중요하다. 그런 입장에서 살펴보면, 원하는 물건&서비스를 골라서 살 권리처럼 개인 간의 상거래를 위해 점자를 삽입하고, 예산을 사용하는 것은 어찌 보면 별로 중요하지 않아 보이기도 한다.

한국의 수많은 음료수캔이 “음료”라는 똑같은 점자를 가지게 된 것도, 이런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시각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가장 기초적인 욕구인목마름을 해결하고, 사회생활에 영향을 끼치는 맥주 등의 알코올 음료와구분만 할 수 있으면 일단 만족해야 되는 것 아닌가?“ 라는 시각이다.이런 판단에는,다양한 상품에 점자를 삽입하는 것에 들어가는 예산 대비 얻는 사회의 가치가 적다는 전제가 깔려있다.실제로 음료 제조 기업은 예산의 한계 때문에 다양한 점자를 캔에 새겨 넣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런 시각하에서,장애인은 기업의 마케팅에서 항상 외면되어 왔다.그러나 이것이 꼭 “경제적이고 합리적인”판단일까?요즘의 마케팅 트렌드를 살펴보면오히려 장애인 고객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에 역량을 투입하여투입 대비 훨씬 큰 가치를 창출해낸 기업이 있고,그들이 생각하는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은 아마도 다를 것이다.그리고 이런 활동은 비장애인들에게도 공익적인 가치를 전달하며 큰 호응과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다.

1. Sonata the Brilliant Sound Project
소나타의 더 브릴리언트사운드 프로젝트는 카시트의 진동을 통해 청각 장애인도 음악을 “느낄” 수있는 “터처블 뮤직 시트”를 통한 커뮤니케이션 캠페인이다.서강대 송은성 박사와 함께 1년 2개월 동안 연구 / 개발한 터처블 뮤직 시트는 청각장애인도 몸 전체의 진동을 통해 음의 높낮이나 세기를 인지 가능하게 만들어 졌다.이 터처블 뮤직 시트는 실제로 여의도 커피빈,시각장애인 학교 등에 설치되었고,콘서트를 개최해 청각장애인 학생을 초대하는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활용되었다.장기적으로 시간을 들여 개발한 만큼,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매체를 통해 그 효과를 극대화 하고 있다.

   
 

더 브릴리언트 사운드 프로젝트의 매력적인 점은, 실제 효과보다 PR기사를 내기 위한 요식행위가 되기 쉬운 공익적인 캠페인을 실제 수혜자가 확실히 혜택을 받는 커뮤니케이션 캠페인으로 가꾸어 냈다는 점이다.이러한 성공 비결은 충분한 시간을 들여 개발한 터처블 뮤직 시트(컨텐츠)와 확실히 청각장애인에게 혜택을 돌려주는 세부 프로그램(캠페인)의 조화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2. Yahoo Japan “Hands on Search
야후재팬의“Hands on Search” 캠페인은 일본의 쓰쿠바 대학 부속 특별학교의 시각장애 학생들이 음성 검색한 사물을 3D프린터로 구현해 내는 캠페인으로,아이들은 평소에 “말”로만 알고 있었던 사물을 실제 만져볼 수 있게 된다.

이 캠페인의 매력적인 점은 수혜 받는 장애인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을 캠페인에 참여시켰다는 점이다.시각장애인 학생이쓰쿠바 대학에 설치된 “Hands on Search” 머신에서 음성검색한 내용을 Hands on Search 사이트에 게재하면,일반 대중이 3D Data를 찾거나 만들어 제공해 주고,이를3D 프린터로 프린트 하는 것이다.

이는 3D 프린터라는 최신 기술과,한국의 네이버 정도의 위치를 가지는 Yahoo Japan의 검색력에 대한 Leadership, 그리고 공익적인 요소를 잘 결합시켜 실제적으로 시각 장애인의 필요한 부분을 돕는 의미있는 캠페인을 만들어 내었다.

   
 

이러한 캠페인이 단순한 기부,봉사활동 보다 소비자의 큰 관심을 받는 이유는 세가지이다.
첫번째는 혜택을 내리는 ‘시혜자’로서의 자세가 아닌,실제적으로 장애인의 문제를 해결하는 ‘해결자’로서의 자세를 취했다는 점이다.장애인을 무조건적인 도움의 대상으로 보는 것도,모두가 공감해야 하고 신경써야하는 대상으로서 비장애인 고객에게 가르치려는 태도도 이제는 모두 불편하다.두 기업은 그런 교조적인 자세를 버리고,실질적인 문제를 정의하는 것,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만 집중하였고,이러한 공익적 캠페인에 흔히 따라붙는 부정적이고 냉소적인 시각을 떨쳐버리는 데에 성공했다.

두번째는 이러한 문제점의 해결에 해당 기업이 사용 가능한 기술 수준과 경영 역량을 충분히 동원하였다는 점이다.현재처럼 고객이 기업의 정보를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시대에는,고객이 어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지,어떤 커뮤니케이션 캠페인이 충분한 역량을 투여한 프로젝트 인지를 매우 쉽게 알아챈다.김치담그기 행사 사진에서 고무장갑에 김치속이 묻어있는지 아닌지를 찾아내어 그 진정성을 판단하는 고객의 눈초리에서 자유로운 방법은,역시나 거짓없이 기업의 전문성과 관련된 충분한 역량을 투입하는 것이다. 1년 2개월동안 개발한 터처블 뮤직 시트,대중과 함께하는 시스템을 개발해낸 3D프린터 앞에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는 쉽지 않다.

세번째는,그들이 장애인을 도움 받는 사람이 아닌 “소비자”로 대했다는 점이다.현대자동차의 사례는 장애인운전 관련 기술 개발의 방향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으며,야후재팬의 사례는 검색 포탈이 놓치고 있는 소비자인 시각장애인을 자신의 시장에 끌어들이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장애인을 수혜자가 아닌 고객으로 바라보는 것의 의의는,장애인이 긍정적인 의도이던 부정적인 의도이던 간에비장애인과 차별 받지 않는 동등한 고객이라는 감정이 들게 한다.

우리는 브랜드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우리는 항상 어느 기업의 타겟 소비자이고, 항상 분석되고 있을 것이다.이러한 상상이 마냥 불쾌하지는 않은 이유는,그만큼 브랜드가 우리가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대한민국에는 아직까지 충분히 분석되지 않고 정의되지 않은 큰 소비자 군이 있다.2013년 기준 대한민국의 등록 장애인은 약 250만명으로,전체 인구의 약 5%이다.이제 그들을 고객으로 대우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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