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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탁한 국면에 들어가는 세계경제…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2015년 09월 07일 (월) 기업앤미디어 web@biznmedia.com

아이러니컬하게도 미래예측이 힘들면 힘들수록 각 분야에서 차별화(nifty fifty)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금융위기 이후 나타나는 차별적 경쟁우위 요소를 포착해 대응할수록 이전보다 빨리 중심국 지위에 올라서고 그 지위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달리 평가할 수 있지만 금융위기 이후 새롭게 형성되는 세계경제질서는 그 고착정도로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글로벌 스탠더드형’으로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 사태, 유럽재정위기 등과 관계없이 금융위기 이전부터 지속되고 있는 기존의 세계경제질서다. 다른 하나는 양대 위기를 거치면서 새로운 규범 하에 ‘뉴 노멀’ 세계경제질서로 부각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불안정한 ‘젤리형’이다. 이밖에 인류공영, 세계평화 등과 같은 유토피아(utopia)를 지향하는 기존 질서의 반작용으로 향후 세계경제에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디스토피아(dystopia)’ 질서도 빠르게 정착되고 있다.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각국은 새로운 변화에 직면해 있다. 자본주의의 위기, 세계 정치세력의 재편, 이상기후 등 환경에 대한 관심 증가, 기술 진보, 물 부족, 도덕성 상실 등이 향후 변화를 이끌 주요 동인이다. 역사적으로 변화는 ‘창조적 파괴’를 통해 세계를 더 강하게 만들어 왔으나 그 이면에는 잠재적인 위협 요소도 존재한다.

이럴 때 주요 트렌드 변화에 대한 이해와 고민을 통해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고 위험요소에 사전적으로 대처하는 아주 중요하다. 특히 이 문제는 위기 이후 재편된 세계질서에서 국가의 위상을 정립해야 할 정책당국자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할 기업과 금융사 입장에서 생존과 직결되는 과제다.

각국 정책당국자는 기후변화·자원고갈·테러리즘 등 다각적인 중장기 위협요인에 직면하고 있어 단편적인 대응이 아닌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에 몰리고 있다. 기업과 금융사 차원에서도 친환경 라이프 스타일 확대와 질적 성장 추구 등을 위한 새로운 대응전략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금융위기 이후 기업평가 잣대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기업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는 재무제표였다. 경영진은 경제적인 이윤 추구에 집중하고 투자자들은 매출과 이익을 근거로 우량 기업을 골라내는 것이 정형화된 기준이었다. 주가의 적정성을 따지는 방법도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주로 재무제표와 관련한 지표였다.

하지만 이런 기준에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한 것은 인터넷 시대에 도래한 1990년대부터이며, 그 후 빠르게 변화돼 왔다. 당시 나이키나 코카콜라의 사례처럼 재무제표에 없는 비(非)재무적인 이슈들이 기업의 발목을 잡는 일들이 속속 발생했다.

부정적인 소문은 인터넷과 모바일을 타고 삽시간에 세상으로 퍼져나가고 이는 주가 하락이나 매출감소 등으로 해당 기업에 되돌아오는 ‘네트워킹 효과(networking effect)’가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때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까지 감안해 소비자, 주주, 종업원 등을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는 차원에서 ‘지속가능경영’이라는 개념이 제시됐다.

기업 평가 잣대, 재무제표이어 지속가능성 부각
지속가능성이란 1989년에 열렸던 브루틀란드 회의에서 정의된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개념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속가능 발전이란 미래 세대가 그들 스스로의 필요를 충족시킬 능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현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발전계획이다. 명확한 개념 정립을 위해서는 지속가능성의 발전단계와 기업 경영활동이라는 측면에서의 지속가능성이 의미하는 바를 살펴봐야 한다.

지속가능경영이란 경영시스템의 완전히 새로운 혁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 경영활동에 대한 진보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지속가능경영의 핵심적인 의미는 궁극적으로 이같은 이슈들이 하나의 시스템 아래 전반적인 경영활동과 의사결정 체계에 반영된다. 기업 환경에서의 지속가능성 도전과제들이 기업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기업 지속가능성과 재무성과와의 연계성은 앞으로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궁극적인 지속가능경영의 목표는 비용절감과 매출증대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가장 중시되는 목적이다. 전략적인 지속가능성은 기업으로 하여금 재무 및 비재무적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게 하며, 내부경영 효율성과 업무효율성을 동시에 증대시켜 비용을 절감시켜야 한다. 또 상품과 서비스의 미래 경쟁력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 영역을 제시함으로써 기업 환경 변화와 소비자 요구 변화에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지속가능경영의 핵심이 무엇인지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처음 제시된 1990년대에는 사회공헌활동이 지속가능경영의 중심됐으나 최근에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이나 거래처 및 고객과의 상생 등의 이슈에 더 관심이 많다.

이번 금융위기 이후에는 에너지의 희소성, 인구 고령화 등이 지속가능경영의 중요한 의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지속가능경영이 한층 더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위기를 계기로 국제사회가 지속가능경영에 동참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 불이익을 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미래기업지수’를 개발해 10년 후 한국 경제를 이끌어 나갈 잠재력을 갖춘 기업을 미리 알아보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런 능력이 아직까지는 부족한 것같다.

경제성장률 하락 속 미국과 유로존은 긍정적 흐름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예측기관들이 올 하반기 들어 내놓은 세계경제 수정전망 보고서를 보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IMF는 올 7월 수정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지난 4월 전망치대비 0.2% 포인트 하향 조정해 오히려 작년 성장률보다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초까지 선진국 가운데 유일한 회복세가 예상됐던 미국 경제는 올 1분기 들어 △달러 강세 △서부항만 태업 사태 △한파 등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만큼 부진했다.

특히 작년부터 달러 강세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환율 경쟁력 약화로 수출이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출과 투자, 소비 등 총수요 면에서 악조건 속에서도 고용관련 지표는 꾸준히 개선돼 미국 경제가 회복국면에 재진입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청소년, 소수 인종, 비숙련 노동자의 고용은 비록 부진했으나 전체 고용은 확대돼 이제는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될 정도로 실업률이 완전고용 수준에 가까울 정도로 떨어졌다. 예측기관들은 올 하반기 이후 미국 경제는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점차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총수요 항목별 GDP 기여도가 70%에 달하는 민간소비는 고용사정 개선에 따른 임금상승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저유가 지속에 따른 가계의 구매력 상승과 소비자신뢰도가 개선되고 있어 기업 투자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유로존은 그리스 사태에도 성장률은 3분기 연속 높아지고 있다. 작년부터 지속되고 있는 △저유가 △ECB의 통화완화 정책 △유로화 약세 등이 유로존 경제를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로화 약세는 유럽 수출기업에게 환율경쟁력을 높여 올 1분기 수출은 GDP 총수요 항목별 기여도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작년 3분기 이후 회복세를 이끌었던 요인들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나, 향후 유로존 경기 회복세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유로존 실업률이 여전히 높아 고용시장이 불안정하고 그리스 사태 등과 관련된 정치적 리스크는 언제든지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유로존 회복세가 펀더멘탈 개선보다 외부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어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이 여전히 취약하다.

회원국별로 재정취약국(Vulnerable Countries)는 구조개혁을 통해 재정건전성을 회복하고, 핵심국(Core Countries)은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취약국과 상생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올 하반기 이후에도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엔저효과 한계로 성장세 다시 하락추세
작년 4월 1일 소비세 인상 여파로 주춤했던 일본 경제는 올해 1분기 들어서는 그 충격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3.9%를 기록해 잠재성장률은 3%를 1%p 가깝게 상회했다. 2012년 12월부터 추진해온 아베노믹스에 따라 엔화 가치가 작년에 무려 20%가 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성장률은 인구구조 고령화, 노동시장 질적 악화, 위험수위가 넘은 국가채무 등 구조적 문제가 개선되지 못함에 따라 1% 내외로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엔저에 따른 기업실적 개선으로 인해 고용이 확대돼 실업률이 1997년 이후 사상 최저치인 3.3%를 기록하고 있으나, 고용이 비정규직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앞으로 강도있는 아베노믹스를 추진하기 힘들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엔화 가치가 현 수준에서 크게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더 이상 엔화 가치 약세를 도모할 경우 일본 내부적으로 수출업체와 수입업체 간 갈등과 대외적으로 중국, 한국 등 인접국과 환율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증시 폭락·경기 둔화·부동산 거품·그림자 금융 등 현재 중국 경제가 당면한 4대 현안이다. 특히 감독권에서 벗어난 유동성을 통칭하는 그림자 금융규모가 커 올 6월 이후 주가 폭락이 자칫 부동산 거품 붕괴로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만약 ‘중국판 모기지 사태’가 발생한다면 세계경제에 커다란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처럼 사회주의 국가의 성장경로를 보면 초기에는 노동, 자본 등 생산요소의 양만 단순히 늘려 성장하는 '외연적 단계'를 거친다.

이 단계에서 ‘루이스 전환점(농촌에서 더 이상 노동공급이 중단돼 임금이 급등하는 시기)’과 같은 한계에 부딪치면 그 이후에는 생산요소의 효율성을 중시해 성장하는 '내연적 단계‘로 이행되는 것이 정형적인 경로다. 대부분 사회주의 국가들은 이 경로로 이행되는 과정에서 부동산(혹은 증시) 거품, 물가 앙등 등과 같은 심각한 ‘성장통(Growth Pains)’을 겪었다.

중국판 ‘양적완화’ 세계경제에 새로운 태풍의 ‘눈’
중국도 이런 후유증을 걷어낼 목적으로 1차로 2004년 하반기부터 1년 6개월 동안, 2차로 2010년부터 긴축정책을 추진해 왔다. 특히 중국 정부는 물가와 부동산 거품을 동시에 잡는데 주력해 온 것이 러시아 등 다른 사회주의 국가와 다른 점이다. 하지만 긴축정책의 주 수단으로 삼았던 금리인상이 대내외 여건이 따르지 않아 ‘실패’라는 평가가 나올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1차 긴축기에는 의욕적으로 단행했던 금리인상이 때 맞춰 불어 닥친 세계 증시 호황으로 국내 여신을 잡는데 한계가 있었다. 2차 긴축기에는 미국 등 선진국이 금리를 대폭 내리자 중국과의 금리차를 노린 핫머니가 대거 유입돼 증시보다 부동산 거품이 더 심하게 발생했다. 당초 계획보다 길어진 긴축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금리인상->핫머니 유입->통화팽창->부동산 거품·물가앙등->추가 금리인상’의 나선형 악순환 고리가 형성됐다. 

이 때문에 금리 인상폭도 커져 실물경기마저 둔화되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성장률은 7.4%로 16년 만에 목표 성장률은 7.5%를 달성하지 못했다.

뒤늦게 그림자 금융의 심각성과 나선형 악순환 고리를 인식한 중국 정부는 이런 최악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긴축정책의 방향을 대거 수정했다. 작년 11월부터 예금과 대출금리 인하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부양책을 추진해 왔지만 증시 폭락을 계기로 오히려 잠복돼 왔던 ‘그림자 금융발 위기설’까지 고개를 드는 상황이다.

시진핑 정부는 주가 폭락이 최대 아킬레스건인 부동산 거품 붕괴로 이어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1단계 부양수단인 금리인하만으로 한계가 있다고 보고 2단계 부양조치로 ‘중국판 양적완화’과 위안화 평가절하를 긴급하게 추진하고 있다.

최후 보루성격이 짙은 이 정책의 성공 여부가 올 하반기 이후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경제 성장률이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상춘

한국경제신문사
객원 논설위원겸/
한국경제TV 해설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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