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17.9.19 화 18:29
 
> 뉴스 > 칼럼 > 한상춘의 경제진단
     
G2 리스크 이후 세계경제 전망
한상춘의 경제 포커스
2015년 10월 08일 (목) 기업앤미디어 web@biznmedia.com

이른바 G2 문제, 즉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증시 폭락’이 불거지면서 선진국을 비롯한 각국은 정책적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혼탁한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미국은 실질적으로 금리인상 국면에 들어섰으나 완만한 실물경기, 낮은 물가 등을 감안한다면 여전히 경기 부양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본의 아베노믹스와 유럽의 양적완화 정책은 갈수록 성공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도 갈수록 둔화되는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부양책이 필요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의 단일금융법인 도드-프랭크법(특히 볼커 룰) 추진과 미국 금리인상 등을 앞두고 진행되는 외자이탈에 대한 방지책이 절실하다.

이 때문에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orld Bank) 등 주요 예측기관들은 최근 발간한 세계 경제 전망 수정보고서에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IMF는 분기별로 수정 전망할 때마다 하향 조정하고 있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이 작년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책이나 경기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함에 따라 투자자 등 경제주체들의 혼란은 심화되고 가격변수의 순응성이 커지면서 롤러코스트 장세가 재현되고 있다. 순응성이란 금융시스템이 경기변동을 증폭시킴으로써 금융불안을 초래하는 금융과 실물간의 상호작용 메커니즘을 말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기와 증시는 ‘大안정기(great stabilization)’와 ‘大침체기(great recession)’가 반복됨에 따라 이제는 ‘大싸이클론(great business cycle)’이 정형화된 사실로 굳어졌다. 올해 6월 중순 이후 중국 증시 폭락을 계기로 벌써부터 세계 증시가 대안정기 이후 찾아오는 大침체기를 맞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국제금융시장이 크게 동요하자 많은 전문가들은 세계경기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어느 누구도 많은 나라들이 그토록 빠른 속도로 큰 폭의 경기침체를 겪게 되리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 하지만 비관적 분위기가 팽배했던 2009년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세계경기가 같은 해 2분기를 저점으로 그 후 그토록 빨리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던 기관과 사람도 많지 않았다.

위기는 ‘어느 날 갑자기(someday sometimes)’온다?
특히 재닛 앨런이 취임했던 작년 2월 이후 세계 증시는 재차 ‘대안정기’에 접어들면서 갈수록 더 뚜렷해졌다. 2009년 2분기 이후 2년 이상 지속됐던 ‘1차 대안정기’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올해 5월까지도 각종 공포지수가 안전지수라 불릴 만큼 투자자를 비롯한 경제주체들의 위기의식이 급속히 사라졌다. 이 때문에 ‘2차 대안정기’ 이후 ‘2차 대침체기’가 언제 올 것인가에 대한 경고가 위기관리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제기됐다. 파이낸셜 타임스(FT), 마크 파버 등이 ‘재닛 옐런 취임 이후 현상이 2008년에 발생했던 금융위기 직전을 연상케 한다’며 조만간 세계 증시는 대폭발이 올 것이라는 ‘폭풍 전야설’을 경고해 왔다.

대안정기에서 대폭락기로 돌아설 때에는 ‘하이먼-민스크의 리스크 이론’이나 ‘조지 소로스의 자기암시가설’ 등에서 지적한 대로 ‘어느 날 갑자기(someday sometimes)’ 찾아온다. ‘순간 폭락(flash crash)’ 현상이 동반하기 때문이다. 미국 증시에서는 2010년 5월 6일 장 마감 직전 불과 15분 만에 다우존스지수가 10000포인트 급락한 적이 있었다.

지칠 줄 모르고 급등하던 중국 증시가 폭락한 것도 전형적인 ‘순간 폭락’ 현상이라 볼 수 있다. 올해 6월초 ‘중국 증시가 순간 폭락할 수 있는 만큼 특정 국내 증권사가 브라질 국채를 팔아 중국 증시에 투자를 권유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한바 있다. 그 후 6월 12일 상해지수가 5,166까지 오르다가 40% 이상 급락해 2차 대폭락기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향후 전망과 관련해 심리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했던 ‘1차 대안정기’와 달리 ‘2차 대안정기’가 찾아온 가장 큰 것은 선진국 중앙은행의 울트라 금융완화 정책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돈(유동성)이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다. 미국 단일금융법인 도드-프랭크법 추진 이후 ‘볼커 룰’로 상징되는 규제강화로 금융사의 중개기능이 약화됐고, 컴퓨터 알고리즘에 의한 전자거래가 급증하면서 주가 등 가격변수의 쏠림현상이 심하게 나타났다.

   
 

기초여건(fundamentals) 개선 없이 금융완화만으로 위기극복이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힌 상황에서 대침체기가 오느냐 여부는 ‘위기 후 과제(after crisis)’를 얼마다 잘 극복하느냐 여부에 좌우된다. ‘위기 후 과제’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크게 보면 두 가지다. 하나는 브라운식 방식(1930년대 루즈벨트 방식)으로 비상사태에 준하는 위기극복 대책을 추진했던 선진국의 재정적자와 국가채무 문제로 이미 유럽재정위기로 가시화됐다. 정도 차는 있지만 미국 일본 등 대부분 선진국과 일부 신흥국들도 재정위기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다른 하나는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기 충격이 덜했던 신흥국이 선진국의 위기극복 과정에서 유입됐던 과다 유동성에 따른 후유증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2013년 5월말 버냉키 전 미국 중앙은행(Fed) 총재가 출구전략을 언급한 이후 신흥국이 ‘긴축 발작(taper tantrum)’에 시달렸던 것이 대표적인 예다.

올해 6월 중순 이후 중국 증시 폭락 이전에도 미국 금리인상이 가시권에 들어옴에 따라 러시아, 브라질 등과 같은 원자재 수출국을 중심으로 신흥국에서 부분적인 ‘긴축 발작(taper tantrum)’이 나타나고 있다.

 

   
 

‘예측 무용론’ 나올 정도로 예측기관 신뢰도 추락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때 신흥국에서 자금이탈 가능성을 추정한 자료를 보면 ‘부존자원 의존도’와 ‘외화보유 정도’에 따라 국별로 차별화 현상이 심할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 등 원자재를 수출하고 갈수록 보유 외화가 감소하는 베네수엘라, 러시아,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콜롬비아, 멕시코, 남아공, 터키 등은 자금이탈이 심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원자재를 수입하고 보유 외화가 풍부한 중국, 대만, 싱가포르, 인도 등은 자금이탈 가능성이 높지 않다. ‘위기 후 과제’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경기회복을 너무 낙관해 금리인상 등의 긴축기조로 성급하게 돌아서면 ‘제2의 에클스 실수(Eccles's failure)’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

제로 금리, 양적완화 정책 등으로 어렵게 돋은 ‘싹(green shoots)’을 다시 노랗게 질려 ‘시든 잡초(yellow weeds)’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990년대 이후 세계경기는 경기 사이클은 사라졌다든가, 사이클이 있더라도 그 폭은 작아졌다는 주장이 힘을 얻을 정도로 장기호황을 경험했다. 하지만 2008년 이후 금융위기 진전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경기와 증시상황은 그 어느 쪽도 옳은 결론이 아님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오히려 네트워킹이 한층 진전된 글로벌 경제에서는 종전과 반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 커졌고, 심리적인 요인과 중국경제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과거의 경기순환은 주로 인플레이션과 관련돼 발생했다. 종전의 순환이론대로 한 나라 경기가 호황을 지속해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되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해 물가를 안정시키는 대신 경기는 하강국면에 들어서게 된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의 경기순환은 주로 자산가격 버블과 그로 인한 금융불안에서 비롯되고 있으나 2008년 이후 금융위기 과정처럼 세계적인 침체로 이어진 적은 없었다.

7년 전 위기는 금융불안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는 종전과 같으나 △세계적으로 동시침체가 진행됐다는 점 △금융불안에서 실물경제로의 전이속도가 종전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빨랐다는 점 △실물경제 하강 폭이 대공황 시에 버금갈 정도로 컸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그 결과 종전의 경기순환패턴을 기초로 한 전망이 경제의 흐름을 정확하게 짚어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예측 무용론’이 나올 정도로 예측기관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졌다.

   
 

롤러코스트 장세에서 가장 경계할 것은 ‘쏠림현상’
최근 G2 문제로 비롯된 세계 경기와 주가의 ‘大침체기’ 논쟁도 어느 정도의 강도로 침체될 것인지 아니면 다시 회복될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이런 사태가 또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 만약 그렇다면 예측의 정확성을 위해 무엇을 유념해야 할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때다.

이런 점검을 토대로 금융의 네트워킹’과 ‘심리적 요인’ 등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려놓을 수 있다면 ‘大침체기와 大안정기가 반복되는 롤러 코스트’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금융의 네트워킹’과 ‘심리적 요인’ 그리고 1차 大침체기에서 안전판 역할을 담당했던 중국이 흔들리는 점을 소홀히 하거나 적시에 파악하지 못해 대응에 실패할 경우 세계 경기와 증시는 2차 대침체기는 의외로 빨리 오고 그 기간도 장기화될 수 있다. 금융위기 이후 반복되는 ‘大침체기와 大안정기 간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롤러코스트 장세’에서 주식투자 등 모든 경제활동에 있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쏠림현상이다. 이럴 때일수록 과욕을 부린다면 ‘하이먼-민스키 모델’에 따라 어느 날 갑자기 큰 화(禍)를 당할 수 있다. 재테크 생활자들이 기본에 충실하고 균형감을 유지하는 것이 최고의 덕목이다.

당분간 증시를 비롯한 재테크 시장은 카오스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럴 때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인포 데믹’ 혹은 ‘리스크 데믹’ 현상이다. 즉, 주변에서 수시로 나오는 정보나 그때그때 발생하는 리스크에 흔들리다 보면 투자자를 비롯한 경제주체들은 더 ‘카오스’ 국면에 빠질 수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인내를 요구하는 시기인 만큼 자신만의 확실한 재테크 목표와 기준을 갖고 지금의 상황을 극복해 나가다 보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또 ‘카오스’ 시대에 있어서는 애써 힘든 수익을 내기(positive investment)보다 비용을 줄여 수익을 내는 방안(negative investment)이 더 바람직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앞으로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시간이 갈수록 증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때 인간의 속성이 반영되는 트렌드를 잘 읽어 앞날을 내다보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모든 경제행위는 사람이 만드는 것이고 사람의 속성은 그때그때 변할 수 있어도 길게 보면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심리요인과 네트워킹 효과간의 선순환이냐 악순환 관계냐에 따라 ‘긍(肯·긍정)’과 ‘부(否·부정)’, ‘부(浮·부상)’와 ‘침(沈·침체)’이 혼재하는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경제주체들은 시장지배력 강화 등 성장기반을 마련하면서도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비한 리스크(위험) 관리에 힘을 쏟는 ‘투 트랙(양면)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한상춘

한국경제신문사
객원 논설위원겸/
한국경제TV 해설위원
(schan@hankyung.com)

 

기업앤미디어의 다른기사 보기  
ⓒ 기업앤미디어(http://www.biznmedi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기업&미디어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서울시 중구 충무로2가 60-3 성창빌딩 209호 | Tel (02)775-9775 | Fax 02-775-9776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동락 대리
Copyright 2009 기업앤미디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biznmedia.com
기업앤미디어을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기사 및 사진)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