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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이후 세계경제 전망
IMF의 전망치를 중심으로
2015년 11월 11일 (수) 기업앤미디어 web@biznmedia.com
IMF가 한국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약화되고 있는 잠재성장기반을 최우선적으로 확충할 것을 권고했다. 노동, 금융을 중심으로 한 4대 부문 구조조정, 대폭적인 행정규제 등을 통한 친기업 정책으로 설비투자를 유도해야 하는 과제가 시급하다고도 지적했다. IMF의 전망치를 중심으로 올 4분기 세계경제와 국제경제를 전망해 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5년 연차 총회를 앞두고 발간한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World Economic Outlook)’에서 세계 경제성장률을 또다시 하향 조정했다. 올해 성장률은 지난 7월 전망보다 0.2% 포인트 하락한 3.1%로, 작년 3.4%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선진국 경제는 지난 7월에 비해 0.1% 포인트 하락했으나 작년 성장률보다 소폭 상승한 2.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흥국의 경우 지난 6개월 동안 성장 전망치가 0.5% 포인트 비교적 큰 폭으로 하향 조정함과 동시에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봐 충격을 주고 있다.

   
 

국가별로 보면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은 지난 7월 전망치에 비해 0.1% 포인트 상향 조정된 2.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 1분기 성장률은 0.6%로 부진했었으나, 이는 동부지역의 유난히 추웠던 날씨와 서부 항만 파업 사태로 인한 일시적 영향이었던 것으로 나타나며 2분기에는 3.9%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업률도 5.1%까지 떨어져 미국 중앙은행(Fed)가 추정하는 완전고용수준(4.9%∼5.2%)에 도달했다. 국제 원자재 가격하락, 월마트 효과(Wal-Mart Effect·최종상품의 가격파괴 옥은 인하경쟁)등으로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있는 물가상승률을 중장기적으로 Fed의 목표치인 2%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내년 성장률은 지난 7월 전망치에 비해 0.2% 포인트 하락한 2.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성장률 예상치보다 불과 0.2% 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잠재성장률은 여전히 2% 밖에 되지 않고 인구 고령화와 낮은 총요소 생산성 등이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 재정위기 상존, 회원국 내 분리 독립 운동에도 불구하고 유로존은 올해와 내년 각각 1.5%와 1.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봐 ‘의외다’할 정도로 견조한 성장세를 내다봤다. 작년 2분기 경기 저점을 기록한 이후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유로화 평가절하와 저유가 따른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유로 회원국별로는 이탈리아, 아일랜드, 스페인의 성장률은 뜻밖에 전망치를 넘어서면서 폭스바겐 사태 등에 따른 ‘청정경제’ 독일의 부진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잠재성장기반이 여전히 취약하고, 인구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서 유로존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예측기관들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전반적 부진속 유로존 견조한 성장세
2012년 12월부터 추진했던 아베노믹스 효과가 갈수록 약화되면서 올해와 내년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각각 0.6%, 1.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 1분기에는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인 3.9%를 기록했으나 경기회복 여부를 판단하는데 중요했던 2분기 성장률이 11.2%로 추락했다. 아베노믹스에 따른 금융완화 정책이 엔저를 유발해 대부분 수출 기업들은 환차익을 누리고 있지만 물량 기준으로는 수출이 좀처럼 늘어나고 있다. 전형적인 ‘J-커브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올해 10월부터 집권 3기를 맞은 아베 정부가 앞으로 아베노믹스를 추진할 때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성장률은 올해와 내년에 각각 6.8%, 6.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해 세계 경제(특히 한국 등 아시아 수출국)에 미치는 긍정적인 파급효과도 줄어들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력산업인 제조업의 활력이 떨어지고 또 하나의 성장동력인 수출이 부진함에 따라 경기순환 상 ‘경착륙’, 경제발전단계 상 ‘중진국 함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시진핑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과 구조개혁 노력, 수입비중이 높은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의 하락세는 성장률 추락을 방어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일부에서 우려하는 경착륙과 중진국 함정에 빠지기보다는 연착륙 달성에 성공해 6% 중반 내외의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시각이 우세하다. 중국 증시도 올 들어 몇 차례에 걸친 ‘폭락 현상(Flash Crash)’이 나타난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변동성이 확대돼 실물경기에 커다란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많다.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겠지만 가계 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5% 이하인 것으로 나타나 증시와 실물경기 간 상관관계는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갑작스런 경기침체에 당황하고 있는 다른 아시아 신흥국 경제는 내년 들어서야 소폭이나마 개선될 것으로 예측기관들은 내다봤다. 인도 경제는 모디 정부의 적극적 개혁 의지와 체계적인 중장기 발전계획안 등을 앞세워 앞으로도 외국인 투자유치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여 올해는 7.3%, 내년에는 7.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세안 5개국(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중 베트남은 국제유가 하락세에 힘입어 올해 6.5%의 성장률을, 태국은 정치적 불안정 해소로 작년보다 1.6%포인트 높은 2.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각각 4.7%를 기록해 작년에 비해 떨어져 대조적이다.

   
 

일본 추락, 중국은 연착륙 성공 6% 성장 예상
브라질 등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국가의 상당수는 5년 연속으로 성장률이 가파른 하락국면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은 원자재 가격하락과 국영기업 페트로브라스의 정치 스캔들로 국제 투자자들의 심리를 위축시켜 올해 -3.0%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봐 브라질과의 교역비중이 높은 주변국가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베네수엘라는 올해 -10%, 내년에는 -6%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100%에 달하는 물가상승률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형적인 스테그플레이션 현상이다. 철강 수출국인 칠레와 페루, 원유 수출국인 콜롬비아도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세로 내년에도 침체국면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의 경기도 침체가 예고되고 있다. 원유 수출이 GDP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러시아 경제는 예상보다 충격이 큰 것으로 나타나 올해 성장률은 -3.8%, 내년에는 -0.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브라질과 마찬가지로 침체국면이 단기간에 그칠 가능성이 적다는 점을 시사한다. 푸틴 정부는 원자재 과다 의존 경제구조를 개선하고자 노력해 왔으나, 서방 국가와의 갈등 심화로 인해 국제사회에서의 자본조달이 더 힘들어질 전망이다. 루블화 가치도 급락해 물가상승률은 올해와 내년 각각 16%와 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경제의 부진은 CIS에게 확산돼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기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편,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올해 성장률을 2.7%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작년 10월 올해 제시했던 4.0%에 비해서는 무려 1.3% 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내년 성장률도 3.2%로 하향 수정해 기조 효과(Base Effect) 등을 감안하면 우리 국민들이 체감적으로 경기가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경제 성장률이 갈수록 하향 수정되는 것은 대내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외적으로는 최대 수출국인 중국 경기둔화와 미국 금리인상 앞두고 달러 강세가 수출부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무기력한 기업 활동과 소비심리가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것이 IMF의 지적이다.

   
 

한국, 잠재성장기반 확충이 최우선
IMF는 대내외 변수들이 세계 경기 하방에 더 큰 압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해 주목된다. 올해 4월에 평가한 모델과 비교해 보면 세계 경제성장률의 변동폭은 감소했지만 90% 신뢰도 구간 내 성장률 상승 예상폭은 1% 포인트 가까이 줄어든 반면 하락 가능 예상폭은 0.2% 포인트 확대돼 경기 하방 위험은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추정됐다. 세계경제 성장률이 2%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점은 종전의 전망과 일치하지만 중남미 5개국, 유로존, 일본의 침체 확률은 오히려 높아졌다. IMF는 △자산가격 변동성 확대 △낮은 잠재성장률 △중국 경기침체 우려 △달러 강세 △낮은 원자재 가격이 향후 세계경기 하방에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요인이 보고 있다.

IMF는 회원국들에게 성장률 제고가 최우선 정책 과제가 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선진국에서는 비전통적 통화완화정책와 확장적 재정정책이 너무 빠른 시기에 끝나지 않도록 해야 하며, 대차대조표와 신용공급경로(Credit Supply Channel)을 강화하고 신흥국과의 균형을 위한 수요 중심의 구조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은 경제지표(data dependent)에 기반을 둬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물가상승률이 Fed의 목표치인 2%에 달성하는 신호가 보다 명확해지고 노동시장 회복세가 견조하게 이어나갈 수 있는 때에 완만한 속도로 추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성급한 출구전략은 세계경제 대공황을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3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ECB의 금융완화정책은 적합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본은 경기회복세가 위축됐고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영원히 미달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일본은행은 추가 금융완화를 추진하고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인 구조개혁을 강구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을 촉구했다.

   
 

신흥국들도 성장촉진과 더불어 경기하방 위험요인을 인식하고 상황에 맞는 구조개혁 정책을 시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달러화 강세는 앞으로도 지속돼 신흥국의 통화가치 하락세를 유발할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각국 정부는 통화와 재정정책의 기반을 재점검하고 대차대조표 체계를 강화해 거시건전성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성장하락 국면에 빠진 원자재 수출국의 경우 하락세가 무역수지와 같은 실물경제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자본 투자, 고용시장 심리 악화 등 잠재성장률과도 연결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지금의 하락세가 순환적 혹은 구조적 요인인지 파악해 적절한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갈수록 약화되고 있는 잠재성장기반을 최우선적으로 확충할 것을 권고했다.

노동, 금융을 중심으로 한 4대 부문 구조조정, 대폭적인 행정규제 등을 통한 친기업 정책으로 ‘기업가 정신’을 고취시켜 기업의 설비투자를 유도해야 하는 과제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상춘

한국경제신문사
객원 논설위원겸/
한국경제TV 해설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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