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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금융위기 가능성’은?
[한상춘의 경제 포커스]
2016년 02월 12일 (금) 기업앤미디어 web@biznmedia.com
위안화 평가절하와 증시 폭락을 계기로 한동안 잠잠했던 중국 경제의 ‘경착륙’과 ‘중진국 함정’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주가폭락·경기둔화·부동산 거품·그림자 금융. 등 4대 현안이 동시에 부각되면서 중국발 금융위기 가능성에 대해서도 걱정이 많다.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는 나선형 악순환 이론(spiral vicious circle theory)을 통해 ‘중국·금융위기 가능성’을 점검해 본다.

 

계기로 한동안 잠잠했던 중국 경제의 ‘경착륙’과 ‘중진국 함정’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1978년 중국이 개혁과 개방을 표방한 이래 지난 30여년간 꾸준히 높은 성장세를 지속해 왔다. 특히 2001년 11월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성장률이 한 단계 높아지면서 2010년까지 연평균 10.7% 고성장했다. 하지만 두 자리대의 성장률이 2011년 2분기 이후 한자리대로 떨어지면서 작년 3분기에는 6.9%까지 떨어졌다.

더 우려되는 것은 도시와 농촌을 중심으로 한 나라 경제의 지속 가능 성장능력을 알 수 있는 양극화 정도가 갈수록 심해지는 양상이다. 노동과 자본, 토지 등 생산요소 가격도 급등하고 있어 전형적인 성장통(growth pains)을 겪고 있다. 특히 작년 6월 중순에 이어 올들어 주가 폭락을 계기로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 등이 지적해 왔던 경기순환 상 ‘경착륙’과 경제발전단계 상 ‘중진국 함정’ 우려가 설득력 있게 확산되고 있다. ‘중진국 함정(mi ddle-income trap)’이란 개발도상국이 경제발전 초기에는 순조롭게 성장하다가 중진국 수준에 와서는 어느 순간에 성장이 장기간 정체되는 현상의 의미한다.

주가폭락·경기둔화·부동산 거품·그림자 금융. 현재 중국 경제가 당면한 4대 현안이다. 특히 감독권 범위에서 벗어난 모든 금융을 통칭하는 그림자 금융규모가 워낙 커 연초 주가 폭락이 부동산 거품붕괴로 악화돼 이러다간 ‘중국판 모기지 사태’가 발생하는 것인 아닌가 하는 위기설이 확산되고 있다.

그림자 금융발 위기설의 실체를 알아보기 위한 논리적인 근거로 ‘나선형 악순환 이론(spiral vicious circle theory)'을 꼽는 사람들이 많다. 경제학에서 한동안 사라졌던 이 이론이 중국 경제가 당면한 현안, 그 중에서 그림자 금융발 위기설을 설명하는데 재차 거론되는 것은 사회주의 국가의 성장경로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4대 현안 악화... ‘중국판 모기지 사태’ 우려
중국처럼 사회주의 국가의 성장경로를 보면 초기 단계에는 북한의 ‘새벽별 보기 운동’처럼 단순히 투입되는 노동, 자본 등의 생산요소의 양만 늘려 성장하는 '외연적 단계'를 거친다. 이 단계에서 한계(노동의 경우 ‘루이스 전환점’)에 부딪치면 이후에는 생산요소의 효율성을 중시하는 '내연적 단계‘를 거치는 것이 정형적인 성장경로다. 대부분 사회주의 국가들은 이 경로로 이행되는 과정에서 부동산 거품, 물가앙등 등과 같은 심각한 성장통(growth pains)을 겪는다.

중국도 이런 후유증을 걷어낼 목적으로 1차로 2004년 하반기부터 약 1년 6개월 동안, 2차로 2010년부터 긴축정책을 추진해 왔다. 특히 중국 정부는 물가를 잡는데 주력해 온 것이 다른 사회주의 국가와 다른 점이다.

하지만 긴축정책의 주 수단으로 삼은 금리인상이 대내외 여건이 따르지 않아 실패했다. 1차 긴축 초기에는 의욕적으로 단행한 금리인상이 때마침 불어 닥친 증시호황으로 국내여신을 잡는데 한계가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차 긴축기에는 미국 등 선진국이 금리를 대폭 내리자 중국과의 금리차를 노린 핫머니가 대거 유입돼 부동산 거품이 더 심해졌다. 이 때문에 긴축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금리인상->핫머니 유입->통화팽창->부동산 거품·물가앙등->추가 금리인상’의 나선형 악순환 고리가 형성돼 긴축기간이 길어졌고 금리인상폭도 커져 경기가 둔화되기 시작했다.

이런 악조건에서 느닷없이 불거져 나온 그림자 금융을 해결하기 위해 추가로 긴축을 단행하다 보면 2차 나선형 악순환 국면은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림자 금융을 해결하기 위해 추가로 긴축을 단행하면 곧바로 경착륙에 추락할 위험이 높다. 이미 중국 성장률은 중국 정부는 긴축정책을 추진해 자산거품과 인플레를 걷어내고 성장률(비행기)을 잠재수준(활주로)으로 안착시켜 경제주체(승객)들을 불안하게 하지 않겠다는 것이 목적이었다.

   
 

만약 중국 경기가 잠재성장률 밑으로 떨어지는 경착륙된다면 나선형 악순환 국면에 ‘경기침체’라는 고리가 더 추가돼 우려 차원에서 제기해 왔던 중진국 함정에 실제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이 우려되면 핫머니가 급속히 이탈돼 자산거품이 꺼지고 경기는 ‘역(逆)자산 효과’로 상당기간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뒤늦게 그림자 금융의 심각성과 나선형 악순환 고리를 인식한 중국 정부는 이런 최악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긴축정책의 방향을 대거 수정했다. 2014년 11월 이후 정책금리 인하를 중심으로 경기부양에 나섰다.

작년 8월에 이어 올해 들어서는 위안화 평가절하를 비교적 큰 폭으로 단행했다.
하지만 긴축추진 과정에서 핫머니 성격이 짙은 캐리자금이 유입돼 있고 미국의 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 중국이 금리인하와 위안화 평가절하를 추진할 경우 정책적으로 오류 혹은 대실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통화가치를 감안한 어빙 피셔의 국제간 자금이동설에 따르면 경기부양보다는 중국내 유입된 캐리자금의 이탈을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중국발 칵테일 위기설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각종 정책수단 외부환경 변화로 ‘사후약방문’
캐리자금의 이론적 근거인 피셔의 국제간 자금이동설은 ‘m=rd-(re+e)’로 정의된다. 이때 m: 자금유입규모, rd: 투자대상국 수익률, re: 차입국 금리, e: 환율변동분을 말한다. 즉, 위안화 가치를 감안한 미국 금리가 중국 금리보다 높으면 달러 자금을 빌려 중국에 투자한 자산이 이자와 환차손이 동시에 늘어나 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캐리자금이 이탈할 때에는 디레버리지 현상까지 겹쳐 중국 금융시장은 신용경색이 심해지고 경제는 어려워진다.

중요한 것은 최근 위안화의 평가절하를 계기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중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할 것인가를 모리스 골드스타인의 위기진단지표를 통해 알아본다.

   
 

이 지표는 특정국의 위기가능성을 단기 채무이행능력을 보는 통화방어능력, 중장기 위기방어능력에 해당하는 해외자금조달능력과 국내저축능력, 자본유출 가능성을 보는 자본유입의 건전도 그리고 경제의 거품여부를 알 수 있는 자산인플레 정도 등 다섯 가지 기준으로 판단한다.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3조 5천억 달러를 넘어섰다. 단기적인 통화방어능력은 충분하다. 미국 금리인상에 따라 자금이 이탈되고 경상수지흑자가 줄어들고 있는 점이 우려되지만 외국인 직접투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인 위기방어능력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인다.

최악의 경우 중국에서 위기가 발생한다면 어떤 형태가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특정국의 위기는 ‘외화유동성 위기→금융시스템 위기→실물경기 침체’의 수순을 거친다. 과거 경험을 보면 개도국은 외화유동성 위기단계에서, 선진국은 금융시스템 위기단계부터 시작되는 것이 관례다. 외화가 풍족한 중국은 다른 개도국과 달리 미국형 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성장률 전망치 하향에도 급격한 추락 낮아
올해는 중국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도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내적으로는 제13차 5개년 경제 계획을 기반으로 △혁신경제를 위한 발전의 질과 효율제고 △지역 간 도농 간 균형 및 협조적 발전 유도 △생태 보호 및 에너지 절감을 통한 지속가능 발전 △개방을 통한 발전을 목표로 개방 심화와 수준 제고 △전 국민의 중산층화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나라 밖으로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신개발은행(NDB)도 출발한다. 중국 중심의 ‘팍스 시니카 시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첫 해부터 성과를 내야 주도권이 더 강화될 수 있다. 2016년 10월 1일부터는 위안화의 SDR(특별인출권) 편입이 발효된다.

달러화에 버금갈 수 있는 중심통화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시진평의 야망인 만큼 표정은 굳어질 수밖에 없다.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계속해서 하향 조정되고 있으나 급격한 경기 하락의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것이 아직까지 지배적인 시각이다. 대부분 예측기관은 중국 경제성장률이 올해와 내년 각각 6.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중국 인민은행 역시 6.9%, 6.8%의 성장률을 내다보고 있다. 특정위기가 ‘위기 확산형’으로 악화될 것인가 아니면 ‘위기 축소형’으로 수렴될 것인가는 두 가지 요인에 결정된다. 하나는 레버리지 비율이 얼마나 높으냐와, 다른 하나는 투자분포도가 얼마나 넓으냐는 글로벌 정도에 좌우된다.

이 두 지표가 높으면 높을수록 위기 확산형으로 악화되고 디레버리지 대상국에서는 위기 발생국보다 더 큰 ‘나비효과’가 발생한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 사태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악화된 것은 위기 주범이었던 미국 금융사의 이 두 가지 지표가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중국은 두 지표 모두 낮은 편이다. 최근 우려대로 중국발 금융위기가 발생된다 하더라도 글로벌 금융위기로 악화될 소지는 적다. 그 대신 금융위기 부담을 중국이 고스란히 부담해야 한다. JP 모건이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충격이 큰 국가를 ‘취약 5개국(Fragile 5)’으로, 모건 스탠리가 중국발 금융위기로 충격이 큰 국가를 ‘투자불안 10개국(Troubled 10)’으로 구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은 ‘T10’의 대표국가로 분류된다.

한국 정부의 정책대응과 투자자의 전략은 이 대목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특히 위안화의 원화에 대한 영향이 달러화에 비해 커질 가능성에 어떤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아야 한다. 최소자승법에 의해 원화 환율의 주요 통화에 대한 반응도를 측정하는 실증분석 자료를 보면 원화는 달러화보다 위안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위안화 평가절상 국면 대비책도 함께 검토해야
위안화 평가절하에 따른 원화 가치의 추가 약세와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금융위기 이후 나타나고 있는 '잔물결 효과(riffle effect)'에 따라 환율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잔물결 효과란 호수에 큰 돌을 던지면 한차례 큰 파동과 함께 시간이 흐르면서 호수 가장자리까지 이어지는 작은 파동을 말한다. 흔히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같은 처지에 처한 국가들의 신용등급이 잇달아 하향 조정되는 경우도 이 용어로 비유돼 왔다.

위안화가 추가 절하될 경우 직접적으로 대중국 수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출증가요인과 감소요인이 혼재해 있어 전체 효과에 대한 판단은 어렵다. 위안화의 평가절하는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수출상품의 상대가격을 높여 중국 혹은 제3국에 대한 수출감소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위안화 평가절하로 중국의 수출이 호전돼 경기가 회복될 경우 이는 우리나라 대중 수출의 증가요인이 된다. 특히 우리나라 대중 수출의 대부분은 중간재와 자본재이고 이들이 가공해 제3국으로 수출되고 있어 우리나라의 대중 중간재, 자본재 수출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안화 평가절하시 중국 제품의 한국 내 가격경쟁력을 높여 수입 증가요인이 되고, 중국으로부터 수입되는 대부분 상품이 대체 가능성이 높지 않아 그 효과는 의외로 클 수 있다. 중국으로부터의 수입품목은 농산물 등 중간재 및 원자재에 집중돼 있으며 중국 이외의 나라로 대체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의 농산물 수입가격 인하는 국내 물가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간재 수입가격 인하 역시 원가 하락으로 국내 물가와 수출가격의 동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뜩이나 우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너무 낮아 경제활력이 떨어지는 여건에서 추가적인 물가하락은 종전과 달리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작년 11월말에 확정된 위안화의 특별인출권(IMF) 편입이 과도기를 지나 올해 10월부터 발표될 경우 위안화 가치가 지금처럼 평가절하 추세가 지속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4년 전부터 독일을 제치고 세계 제1위의 수출국에 오른 점과 영국, 독일, 한국 등 주요 국가에서 위안화 거래망이 구축된 점 등을 감안하면 언제든지 평가절상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정책당국과 국내 기업은 이런 상황에도 대비책을 세워 놓아야 한다.
 

 

   
 
한상춘

한국경제신문사
객원 논설위원겸/
한국경제TV 해설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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