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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영화와 브랜드는 어떻게 서로를 돕는가
“뭔가 자유롭고 새로운 무언가”
2016년 02월 12일 (금) 기업앤미디어 web@biznmedia.com
브랜드메이저는 1994년 설립된 브랜드 전문 컨설팅사이다. 올레, 래미안, KTX, 싸이언, CU(씨유), 청정원 등 유수의 브랜드 개발에 이 회사의 손길이 닿았다. ‘히트상품을 만드는 브랜딩 트렌드 인 브랜딩’ 등의 마케팅 전문 서적을 발간했으며, 브랜드 전략 수립과 브랜드 네임 및 슬로건 개발, 브랜드 디자인 개발 등을 전문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브랜드메이저의 전준석 대리로부터 브랜드 이야기를 들어 본다.

SF(Science Fiction: 과학소설)장르가 매력적인 이유는 ‘새로운 세계’를 전제로 한다는 점 때문이다.영어로는 ‘Universe’, ‘Canon’이라고 하는 SF만의 배경 설정은 현실과 거의 차이가 없는, 소소하게 화성이나 겨우 갈수 있을 정도의 미래 일 수도 있고, 옛날 옛적이라고 하는데 이상하게 광선검을 휘두르고 우주선이 레이저를 발사하는 은하계일 수도 있다. 매력적인 배경설정의 SF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자유롭고 새로운 상상을 돕는 발판과 같은 역할을 한다.

   
▲ 가상현실(VR) 플랫폼, Google Cardboard.

재미있는건, 똑같은 이유 때문에 기업과 브랜드들도 SF영화와 엮이기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그 영화나 소설의 매니아층이 우리 제품을 사주었으면 하는 마케팅적인 접근부터, 그 이야기의 매력적인 부분이나 메시지를 자신의 브랜드에 덧씌우는 브랜드적인 접근까지 의도와 방식은 다양하다. 매력적인 SF영화처럼, 기업들은 항상 자신들이 “뭔가 자유롭고 새로운 무언가”로 보이고 싶어 한다. 이를 실행하려는 브랜드는 PPL같은 소극적인 시도에서부터, 영화와 결합된 새로운 프로모션을 만들거나 광고인지 팬무비인지 알 수 없는 영상 제작까지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스타워즈 X 구글: “우리는 네 스마트폰을 광선검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회사야”
한국에서는 크게 흥행하지 못했지만, 스타워즈의 7번째 작품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는 전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디즈니가 스타워즈의 제작사인 루카스 필름을 인수하자 마자 스타워즈 관련 제품들이 디즈니 캐릭터 매출 2위로 뛰어 올랐을 만큼 (1위는 부동의 디즈니 프린세스들이다.) 흥행력이 강한 스토리이며, ‘현대 미국의 신화’ 라고 불릴 만큼 미국인과 강력한 감성적인 유대를 가지고 있는 스토리이기도 하다. 이런 체급에 걸맞게, 스타워즈는 “모든 미국인의 인터넷 대문”이라고 말할 수 있는 구글과 함께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했다.

본지 12월 호에서도 설명한 바 있는 VR(가상현실) 기기는 일반적으로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비싸고 무거운 기기지만, 구글은 VR에 대해 매우 심플하게 접근하고 있다. 화면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VR기기는 골판지로 대체한 것이다.‘Cardboard’라고 불리는 종이 VR기기는 거의 돈이 들지 않으면서도 몰입감 있는 VR 영상을 제공한다. 이 기술을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해, 구글은 스타워즈에 나오는 ‘Jakku’라는 행성을 360도 영상으로 재현하여 제공했다. 이를 경험하기 위해서 팬들은 골판지를 구해다 구글에서 제공하는 설계도대로 잘라 VR기기를 만들거나, 다른 사람이 잘라놓고 멋지게 프린트한 골판지를 구매했다. 이는 구글의 VR기술의 인지도를 높이는 성과를 이루어냈으며, 다른 영상제작자들이 관심을 가지게 하는데도 성공했다.

   
▲ Google ‘스타 워드 광선검 탈출’

첫번째가 외계 행성에 와 있는 것만 같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면, 두번째는 유저의 스마트폰을 광선검으로 바꿔 버리는 것이다.

스마트폰과 PC를 연결하여, 스마트폰 광선검을 휘둘러 제국군에게서 탈출하는 방식의 미니게임을 런칭했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광선검을 직접 휘두르는 재미와 함께, “PC와 스마트폰이 이런식으로 상호작용 할 수도 있다”는 기술 응용의 새로운 부분을 유저에게 전달했다고 볼 수 있다. 이 기술은 구현이 그리 어렵지 않고 구글만의 것도 아니지만, 구글 같은 영향력을 가진 회사가 이런 커뮤니케이션을 한번 진행하게 되면 대중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다른 개발자들이 이런 기술을 응용한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시도들이 결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기능을 넓히고, 새로운 형태의 인터넷 트래픽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구글은 그 두가지로 돈을 버는 회사니까.

   
▲ 도요타“Fueled by Future”영상

백투더 퓨처 X 도요타 미라이 : “백투더 퓨처 가라사대, 미래가 현실이 된다”
“미래가 현실이 된다”

2015년은 이 진부한 문구가 그 어느 때 보다 현실감 있게 다가온 해 이다. SF영화의 명작이자 역사상 최고의 시간여행 영화라고 불리는 백투더 퓨처 영화에서 설정한 미래가 바로 2015년이기 때문이다. 영화에 등장했던 많은 미래기술 중 어떤 것은 실현되었고, (음성인식 TV, 영상통화, 3D영화) 어떤 것은 아직 개발되려면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호버보드,비행자동차 등). 워낙 명작 영화였던 탓에 사람들은 영화에 나왔던 미래가 실현되는 가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있고, 관련 기사들도 쏟아졌다. 심지어 이 영화가 극중에서 2015년에 우승한다고 나왔던 메이저리그 야구팀 시카고 컵스는 실제로 2015년에 우승하기 위해 엄청난 돈을 들여 전력 보강을 진행했다. 하지만 결국 우승에 실패해 대한제국 숙종 2년 이후 107년간 우승을 못하고 있지만.

이 분위기에 맞추어, 도요타는 수소연료차인 ‘MIRAI’(‘미래’의 일본어 발음)의 런칭을 앞두고 ‘Fueled by Future’라는 영상을 선보였다. 내용은 백투더 퓨처의 광팬인 한 도요타 엔지니어가 백투더 퓨처의 주인공 ‘마티 맥플라이’와 ‘에미트 브라운 박사’를 찾아가 쓰레기를 압축해서 수소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고, 이를 통해 운전하는 수소연료차인 MIRAI를 등장시키는 내용이다. 이는 실제 극중에서 드로리안(타임머신)에 설치된 ‘Mr Fusion’이라는 기계가 온갖 쓰레기를 연료로 사용한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영화 백투더 퓨처에 나오는 ‘MR FUSION’는 쓰레기를 연료로 하는 핵융합 에너지로 추정된다.

   
▲ 도요타 수소연료차 “MIRAI”

실제 영화의 주인공인 마이클 J.폭스와 크리스토퍼 로이드가 출연하여 화제를 모은 이 영상은 친환경 자동차 중에서도 생소한편인 수소연료차량에 대해 쉽게 설명하며, “미래가 현실이 된” 진보된 기술의 차량이라는 이미지를 전달한 성공적인 켐패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영화의 메시지와 브랜드의 특성, 시기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마션 X NASA : “제발 우주에 관심을 가져 주세요”
21세기의 NASA는 돈이 궁하다. 미국의 경제 자체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에 2010년 이후 예산은 조금씩 줄고 있고, 전세계적으로 높은 호감도도 조금씩 약해지는 추세이다. (NASA는 반미주의를 가진 사람들도 호감을 가지며,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최악일 때도 서로 협력하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정부기관이다)

   
 

이런 표면적인 변화보다 더 핵심적인 것은, 일반 대중이 우주에 대해 가지는 환상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아폴로 11호가 날아오를 때에는 전 세계 사람들이 방송을 지켜봤지만, 현재에는 인류가 달에 또 갈 이유도 없고, 화성에 사람이 가기엔 아직 요원하다. 그리고 만에 하나 화성에 간다 한들, 전세계적으로 빈부격차가 커진 현재에 우주 개발은 자신과는 상관없는 돈낭비로 보인다는 것이 문제다. 냉전시대처럼 나라의 자존심을 표현하는 수단도 아니거니와, 우주에 간다는 것이 가시적으로 뭔가 경제적인 이득이 생겨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마션은 NASA의 강도높은 고증을 통해 탄생한 영화이다(이런 류의 SF장르를 하드 SF라고 부른다). 실제로 NASA는 이 영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NASA에서 찍은 영화인 것처럼 홍보에 열성적이었다. 이에 더해, NASA는 영화의 개봉타이밍에 맞추어‘2015년 중대 발표’를 진행한다. 화성에 액체상태의 물이 존재한다는 내용을 발표한 것이다. 이런 발표를 계기로, 영화 ‘마션’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고, 마찬가지로 우주 개척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남의 이야기였던 화성 진출이 일반 대중에게 눈앞에 와 있는 사실로 여겨진 것이다.

이처럼 NASA는 대중이 계속해서 우주에 관심을 가지게 해야 한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 영화 ‘마션’ 에 대한 지원 이외에도, ‘Moonbase alpha’라는 게임을 출시하여 대중들이 달에서의 우주 미션을 실제로 수행해보며 고객들이 계속해서 우주에 대해 꿈꿀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을 이어가고 있다.

   
▲ NASA“Moonbase alpha”.

일반적으로 영화와 브랜드가 함께 마케팅을 시도하는 경우는 단편적인 관심도와 노출의 증대를 노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위의 사례처럼 고차원적인 목표를 가지고 정교하게 관리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은 ‘제품의 흥행’ 이상의 효과를 만들어낸다. 해당 SF영화의 매니아들의 관심을 끄는 것 이상으로, 새롭고, 미래적이며, 선도적인 이미지를 브랜드에 차용함과 동시에, 영화에게 쏟아지는 관심을 통해 브랜드가 대중에게 주고 아젠다를 던질 수도 있는 것이다. (NASA가 전통적인 광고 커뮤니케이션으로 대중이 우주에 관심을 가지게 하려 한다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갈 것이고, 그렇게 하더라도 성공할 확률은 매우 낮다).

이런 브랜드와 SF 영화의 협업관계가 단순히 영화 포스터와 브랜드 제품을 한페이지에 넣는 것 만으로 만족하는 1차원적인 접근 이상의 효과를 거두려면, 무엇보다 해당 SF스토리의 의미와 디테일적 요소를 파고드는 매니아적 감성과, 자신의 브랜드의 지향점을 명확히 보여주고자 하는 명확한 전략적 의도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위의 세가지 케이스의 프로젝트 담당자는 해당 SF이야기의 팬이었을 것이고, 자신의 브랜드의 방향성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Fuel the Future’ 영상에 나오는, 백투더 퓨처 주인공을 만나 아이처럼 즐거워하며 자신이 만든 새로운 친환경 자동차를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엔지니어의 모습이 도요타 MIRAI의 브랜딩 담당자와 닮아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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