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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한 소비자들 공유의 이유를 제공하라
[브랜딩 인사이트]
2016년 10월 07일 (금) 기업앤미디어 web@biznmedia.com
브랜드메이저는 1994년 설립된 브랜드 전문 컨설팅사이다. 올레, 래미안, KTX, 싸이언, CU(씨유), 청정원 등 유수의 브랜드 개발에 이 회사의 손길이 닿았다. ‘히트상품을 만드는 브랜딩 트렌드 인 브랜딩’ 등의 마케팅 전문 서적을 발간했으며, 브랜드 전략 수립과 브랜드 네임 및 슬로건 개발, 브랜드 디자인 개발 등을 전문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브랜드메이저의 전준석 대리로부터 브랜드 이야기를 들어 본다.


   
 

피로 사회, 소비자는 방어기제 뒤로 숨어 버렸다.우리의 브랜드는 관계에 관한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메인 브랜드가 전달하는 것 같이 관계를 이어주는 상징을 선택할 필요가 있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기호를 선택한 이유다. 이것은 “당신과 나”를 의미한다. 다른 고객들과의 디지털 관계 통합은 경험 구조가 개인화된 소비자 상호작용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 마리클라우드 페라체, 프랑스텔레콤.

정보과잉, 커뮤니케이션 과잉, 콘텐츠 생산 과잉의 시대다. 브랜드는 어떠한가.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브랜드들이 넘쳐나고 있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도 확실히 ‘피로 사회’임이 분명하다. 여러 채널을 통해 시시때때로 의도치 않게 노출되는 광고는 선택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의도조차 점차 낮추고 있다. 빅데이터가 활성화되면서 여행상품을 한 번 조회했다가 어떤 사이트를 가던 여행 광고가 따라다녀서 피곤해 죽겠다는 이야기는 이제 예사롭지도 않다. 홍수 같은 브랜드 메시지에 소비자는 피곤함을 호소한다. 이제 소비자는 보고 싶지 않고, 듣고 싶지 않은 메시지를 차단해 버리기 시작한다. 오늘날 많은 인터넷 이용자들은 광고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하여 광고를 차단하고 있다. 광고를 차단하면 웹 브라우저는 더욱 빠르게 작동하고, 콘텐츠에만 더욱 집중할 수 있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내내 소비자를 따라다니는 네트워크 광고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꼭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물리적으로 차단시키지 않더라도 광고 Skip 등을 통해 소비자는 최대한 쏟아지는 정보로부터 몸을 피하고자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연히 브랜딩에 성공하기 어려워졌다. 소비자의 ‘피로함’을 어떻게 뚫고 들어가 공감을 얻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없을 수 없다.

지금까지 소비자들에게 주목을 받았던 광고를 한 번 생각해 보자. 상품의 훌륭함, 혹은 서비스의 차별화를 전면에 내세웠던가. 그보다 지금까지 해 왔던 수많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홍수에서 뚫고 나올 수 있는 눈에 띄는 신선함(Salience)과 다름(Difference)이 있었다. 그것은 특정한 개그코드일 수도 있고 감동일 수도 있다.

   
 

그래서일까. 요즘 대중문화를 들썩이게 하는 코드는 그 참을수 없는 ‘가벼움’이다. B급코드, 병맛코드가 대세로 등장했으며 심각하지 않게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스낵컬쳐 역시 인기를 끌고 있다. 병맛코드 혹은 B급으로 빚어낸 대중문화는 소비자들에게 거부감없이 빠른 속도로 공유된다. SNL 코리아, 싸이의 강남스타일, 크레용팝의 5기통 춤, 김보성이 의리를 외쳐대는 비락식혜 광고까지.. 소비자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유머와 웃음을 쫓고 있다. 소위 ‘골때리는’ 웃기거나 병맛인 콘텐츠가 아니면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기 힘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재미와 유머 소구에도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광고의 메시지가 브랜드를 잡아먹는 것이다. 예컨대, ‘으리! 으리음료!’라는 김보성의 광고 메시지는 충분히 웃겼고, 반짝 매출을 급증시켰지만 대체 비락식혜와 의리가 무슨 관련성이 있는지 알 수 없다. 잠시 웃고 소비해 버린 ‘과거의 웃겼던 콘텐츠’로 남아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광고는 뇌리에 남을지언정 브랜드는 온데 간데 없어져 버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재미만 추구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최근 화제가 되었던 광고가 이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 준다. 신세계의 유통채널 전체 통합 인터넷 몰인 SSG.com 광고는 엄청난 개그코드를 보유하고 있지도 않고, SSG를 ‘슥’이라는 단어로 표현해 낸 브랜드 명만 노출되었을 뿐인데 자발적으로 소비자들이 유투브에서 검색해 이를 공유하고 나섰다. 물론, 모델의 효과, 화면 색체와 장면 구성에 대한 원인도 있을 것이다. 이 광고를 제작한 HS애드의 박애리 상무는 “처음부터 철저하게 R2S(Reason to Share)”을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 광고는 짤방의 생산, 패러디의 생산, 전문적인 분석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공유되고 자발적으로 소비되었다. 더 이상 소비자에게 엄청난 ‘R2B’는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껏 “우리의 브랜드는 반드시 구매해야해!”라고 외쳐대던 잔뜩 들어간 어깨의 힘을 내려놓아야 한다. 힘을 빼고, 소비자가 스스로 재창조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자. 브랜드 ‘공유의 힘’의 열쇠는 먼 곳에 있지 않다.

   
 

공유자체를 즐기는 사람들- 소비자의 능동성을 일깨우라
소셜미디어에서 이루어지는 정보 공유 활동을 살펴보라. 그야말로 놀이의 재현이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다. ‘놀이’라는 단어에는 자발성이 전제된다. 누가 시켜서 억지로 놀지 않는다. 즉,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놀이를 즐기면서 재미를 느낀다는 것이다. 또한 이를 통해 새로운 지위를 얻는다고 느끼며, 그를 통해 힘을 얻는다.

미디어가 바뀌면 세상이 변한다. 미디어의 새로운 가치가 세상의 패러다임을 바꿔놓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사회의 중심에서 이제 소셜미디어가 자리하고 있으며,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이 생태계를 관통하는 가치 중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현상은 수평적 공유이다. 매스미디어 환경에서 우리는 광고를 소비하였을 뿐 공감하지도 못했고, 놀이를 즐길 수 없었다. 그런데 소셜미디어 환경은 온라인 상에서 최적의 놀이 환경을 제공한다. 다양한 기제와 함께 색다른 방식의 놀이 공간이 형성됨으로써 피로를 날리는 것이다. 내가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 이것은 이제 소비자의 가치로 자리잡았다.

소셜미디어는 오프라인 관계를 손쉽게 온라인으로 연결시켰고, 문서를 디지털로 저장하는 소극적 미디어의 역할에서 이용자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는 적극적 미디어로 발전하였다. 따라서 소비자는 단순히 관계 형성 뿐 아니라 정보를 생산하고 유통하고 소비하는 핵심 주체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공유자체가 생활이 된 소비자들에게 더 이상 브랜드가 제공해 주는 정보를 단순히 소비해 주기를 바랄 수 없다.

2006년 <<타임>> 표지- 올해의 인물

   
 

예전에 사회생활을 하는 것은 그 조직에 녹아 들어가 하나의 구성원이 되는 것이었다. 소위 ‘튀면 찍히는’ 것이었다. 우리 사회의 Socialize가 함의하는 역사는 ‘묻힘’이었다. 하지만 지금 세대에서의 ‘Social’은 어떠한가. 곧바로 ‘network’라는 단어와 연결이 된다.

어찌 보면 아직까지도 조직 문화 속에서는 묻혀있을지 모르는 개개인들이 자신을 인생의 주인공으로 삼고 하나의 주체로 드러나고자 하는 욕망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네트워크의 핵심은 나와 나를 둘러싼 지인들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렇게 자신을 드러냄으로써 새로운 의미의 ‘socialize’를 즐긴다. 2006년 타임지는 이미 개개인이 주인공이 되고자 하는, 그리고 주인공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올해의 표지 모델로 ‘YOU’를 선정한 것이다.

이것은 네트워크 사회에서 우리들 자신이 이제는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라 하겠다. 모든 역사는 위인들의 자서전’Biography of great men’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던가. 이제 철학자 칼라일(Carlyle)의 위인설은 오늘날 그 의미가 무색해져 버렸다. 평범한 사람들도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간단한 사진 및 동영상을 공유함으로써 개인적 가치를 발현한다. 여성의 자유 신장을 목표로 시민적 가치를 추구하는 시민 운동가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사진으로 이야기한다. 소비자가 주인공이 된 셈이다.

주인공으로써 소비자들은 ‘공유’그 자체를 즐긴다. 그것이 바로 새로운 형태의 Socialize를 즐기는 방식이 되었다. 사람들은 공유함으로써 함께 감동받기를 원하고, 함께 웃기를 원한다. 따라서 ‘공유할 이유’를 제공해 준다면 기꺼이 소비자들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agent가 되는 것이다. 공유할 거리가 주는 공감과 파동은 순식간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직접적인 대화보다는 어떤 ‘신호’와 같은 것을 포착하는 공감능력이 발달하게 된다. 문자 하나하나, 혹은 두 세 줄의 댓글에서 다양한 의미와 신호가 교환되고 창출된다. 이러한 공감능력이 결국 공유를 즐기는 소비자 사회에서 키워지고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이제 더 이상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수직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식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으로는 절대 공감을 얻을 수 없다.

‘공유’를 불러 일으키는 짧은 찰나의 signal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커뮤니케이션 속에서 힘의 불균형을 느끼게 된다면 외면당할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변화는 소비자로 하여금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를 변하게 했다.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놀아지게 되는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브랜드들이여, 소비자의 능동성을 일깨우라. 기꺼이 소비자의 공유 플랫폼이 되기를 자처하라.

빼기의 미학. 빼고 열림으로써 소비자가 채울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 주라.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습관적으로 무엇인가를 자꾸 더하려고 한다. 초등학교 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갈 때 탐구생활 책자를 본래의 두께의 한 다섯 배 정도를 불리면 마음이 든든했다. 잎사귀를 뜯어다 코팅을 해서 붙이고, 곤충을 채집해서 말려 또 붙이다 보면 본래 탐구생활에 적혀있던 본문의 글귀는 잘 보이지도 않는 지경이 되어 버린다. 하지만 경쟁적으로 우리는 책에 무엇인가를 더한다. 그래야만 마음이 편했다. 개강을 하교 학교에 가서 누가 누가 많이 붙였나 두께를 훑어 보며 조마조마했던 기억도 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더하는’ 것이 미덕이라 체득해 왔다. 음식도 많이 담아 달라고 한다. 남길지언정 꽉꽉 채워 담는 것이 인정이라 그렇게 배워 왔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넘침은 모자람보다 못하다는 것을 안다. 음식의 양에 대한 욕심은 음식물 쓰레기를 낳고, 덕지덕지 붙여버린 탐구생활 책은 추억에만 남았을 뿐 그 안에 어떤 내용이 실려 있었는지는 기억도 나지 않는다.

1501년 미켈란젤로가 26세이던 시절, 버려진 대리석을 이용해 조각한 다윗상은 르네상스 시대의 명작 중 하나로 내려온다. 이와 관련한 일화가 하나 있다. 다윗상을 보고 그 아름다움에 찬탄을 금치 못했던 교황이 질문한 것이다. “어떻게 이런 걸작을 만들어낼 수 있었는가?” 미켈란젤로는 “간단합니다. 다윗처럼 보이지 않는 것을 모두 제거했을 뿐입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우리는 이제 소비자의 놀이터가 될 수 있는 공유 플랫폼이 되기 위해 브랜드가 무엇을 빼야 하는 지를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위의 예시에서 알 수 있듯이 ‘다윗처럼 보이지 않는 것’을 제거해야 한다. 좋은 것을 추가하기 보다는 중요한 낡은 핵심을 제거하는 것이다. 전통적인 발상법에서 말하는 제거는 카페인을 뺀 디카페인 커피처럼 유해한 것이나 부작용의 요소를 빼자는 개념이었다. 하지만 브랜드가 공유의 대상이 되기 위한 제거는 다르다. 핵심적이라고 생각되는 요소도 낡았다면,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면 과감하게 제거하는 것이다. 줄넘기를 예를 들어보자. 줄넘기를 애용하는 사람들은 체중관리를 위해 다이어트 방식으로 줄넘기를 선택한 경우가 많다. 줄넘기의 핵심은 ‘줄’을 ‘넘는’ 행위이다. 그런데 여기서 줄을 빼 보는 것이다. 줄이 없으면 실내에서도 마음껏 운동할 수 있다. 줄에 걸려 넘어질 위험도 없으며, 줄이 집에 있는 전등을 깨뜨릴 일도 생기지 않을 것이다. 줄없는 줄넘기 ‘점프스냅’은 손목을 돌리면 손잡이 앞에 달아놓은 추가 돌아가며 씽씽 소리가 나기 때문에 줄넘기를 하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또, 손잡이의 작은 액정은 운동 시간, 회전 수, 칼로리 소모량 등의 정보를 알려준다. 손잡이 뒷부분을 열어 무거운 쇠를 넣을 수 있기 때문에 팔의 근력운동도 함께 할 수 있다.

   
 

핵심 요소를 제거했지만 ‘체중 조절’이라는 궁극적인 혜택은 변하지 않았다. 다이슨은 어떠한가. 다이슨은 날개가 없는 선풍기를 출시했다. 선풍기를 구성하고 있는 핵심 요소인 날개를 제거해 버린 것이다. 날개를 제거함으로써 아이들이 날개에 손을 집어넣어 다칠까 우려할 일이 사라졌다. 또한 궁극적인 혜택인 ‘시원한 바람’은 오히려 더 질적으로 향상되었다. 종래의 선풍기는 회전하는 날개가 공기를 때려서 앞으로 보내기 때문에 바람이 단속적이지만 다이슨 선풍기는 날개가 없기 때문에 연속적이고, 주변의 공기가 합류해 원래 흡입된 공기보다 15배나 많은 바람이 나온다.

브랜드가 공유할 이유를 제공하고, 실제로 공유당하기 위해서는 ‘다윗처럼 보이지 않는 것’을 제거하고 ‘진짜 다윗은 궁극적으로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렇다면 이제 남는 것은 브랜드의 정수‘essence’가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만을 남겨두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하면 소비자가 Like를 누를 지를 말이다.

How to make R2S? 공유의 이유를 브랜드와 연결시키기
지금껏 이야기한 요는 이러하다. 문제는 브랜드의 소비자에 대한 통제권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상황을 제어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주도권은 더 이상 브랜드 자신의 것이 아님을 인정하자. 공유됨으로써 자발적으로 촉발되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대체 어떻게 해야 하며, 무엇을 견제해야 할까.

Back to the Basic. 기본으로 돌아가자.
우리는 수많은 브랜드 강연 혹은 브랜드에 관한 책자를 통해 브랜드 관리의 가장 핵심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존재함을 배웠다. 그리고 많은 기업들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기 위해 돈을 들여 컨설팅을 의뢰하기도 한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라. 어렵게 구축된 당신 조직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아마 홈페이지에서도 회사 소개란을 찾아 들어가야지만 볼 수 있을 것이다. 제품에 관한 정보조차도 해당 브랜드의 홈페이지에서 검색하지 않는 소비자가 당신의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기업 브랜드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핵심 가치가 무엇인지 들여다 보고 있을 리가 없다! 다시 말하지만, 소비자는 피곤하다. 해당 기업의 취업 면접을 앞두고 있다면 모를까.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할 것인가. 답은 심플하다. 하지만, 풀어내는 데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브랜드를 공유함으로써 자연스레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체험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불과 30년도 안 된 세월 동안 세계 최고의 명품으로 거듭난 브랜드가 있다. 바로 앱솔루트 보드카이다. 이 북유럽의 서민 술이 최고의 글로벌 브랜드로 부상한 데에는 일관성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앱솔루트 보드카는 2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절대로 변하지 않은 원칙이 있다. 반드시 광고에 앱솔루트 보드카 병이 나오며 카피는 ‘absolute’라는 단어로 시작돼 그 뒤에 다른 단어와 결합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 속의 이미지는 매번 달라진다. 1981년부터 지금까지 광고 콘셉트에서 담아내는 브랜드 정체성에는 조금의 흔들림이 없었다. 그러나 변하는 것이 있다. 병의 형태를 만들어내는 각양각색의 소재 거리다. 도시 시리즈에서는 각 도시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앱솔루트 병을 만들어낸다.

   
 

‘앱솔루트 L.A’에서는 비버리힐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영장이 병 모양이 되고, ‘앱솔루트 서울’에서는 방패연 속의 구멍이 병 모양이 된다. 그런 방식으로 도시 시리즈, 아트 시지르, 프로덕트 시리즈 등 11가지의 카테고리가 있다. 앱솔루트라는 단어와 병의 형상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기반으로 한 공유 플랫폼이 되고, 그 속에 적용되는 다양함은 바로 소비자가 채워나갈 공유의 이유가 되는 것이다. 이 광고를 기획하고 제작한 TBWA의 담당자에게 “그토록 오랜 세월동안 광고를 바꾸지 않다니, 대체 뭘 한건가요?”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돌아온 대답은 “변하지 않게 한 바로 그 일입니다”였다. 기업은 변해야할 것과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을 잘 구분해야 한다.

그렇다. 소비자는 피곤하다. 엄청난 정보과잉의 시대를 살아가는 소비자들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웬만해선 너그럽게 수용해 주지 않는다. 방어기제를 세워 버리는 것이다. 빼고, 여백을 만들어 공유할 수 있는 이유를 제공해 줘야 한다. 자발적인 무장해제를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것은 ‘공유할 이유’ 자체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목적성’이 사라져 버린다. 놀이의 여지와 브랜드 사이의 균형점, 그것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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